이름 짓고, 도메인 사고, 첫 커밋까지 — 아이디어에서 개발 시작까지 이틀
이름 붙이는 것도 토론으로 시켰다. 새벽의 도메인 결제, 원격 개발 셋업 삽질, 그리고 첫날 커밋 22개
하려던 것
이사회(1화)가 국내 공시를 AI가 요약해주는 서비스를 낙점했다. 개발에 들어가려면 이름과 도메인이 필요하고, 개발 환경도 세팅해야 한다. 이걸 이틀 안에 끝내고 싶었다.
네이밍도 토론으로
이름 짓기를 따로 고민하지 않고, 1화의 페르소나 이사회에 그대로 안건으로 올렸다. 서비스명과 도메인을 토론으로 정하라고. 일곱 라운드가 돌았고, 후보마다 “한국어로 부르기에 어색하다”, “짧고 해외에서도 기억하기 쉽다” 같은 논거가 붙었다.
여기서 잘한 것 하나는 도메인 선점 확인을 토론 안에 포함시킨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이름도 도메인을 못 잡으면 무효라서, 후보가 추려질 때마다 실제로 등록 가능한지 확인시켰다. 실제로 1순위 후보는 도메인이 이미 선점돼 있어서 그 자리에서 탈락했고, 차순위 후보가 만장일치로 확정됐다. 토론 밖에서 이름부터 정하고 나중에 도메인을 찾았다면 한 바퀴 헛돌 뻔했다.
모르는 건 그냥 물어봤다
이름이 정해진 게 새벽이었는데, 도메인부터 사두고 싶어서 그대로 진행했다. 문제는 내가 회사 인프라 위에서만 개발해온 백엔드라서, 개인 프로젝트 배포 생태계를 전혀 모른다는 것. 그래서 그냥 물어봤다.
“Vercel, Railway, Supabase… 이런 게 다 클라우드 서비스야?”
9년차가 하기엔 민망한 질문이지만, 대화창에서는 민망할 일이 없다. 도메인은 어디서 사는 게 좋은지, 서버는 어디에 올리는 게 싼지까지 물어보고 그 자리에서 도메인을 결제했다.
프로젝트 구조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했다. 백엔드·프론트엔드·AI 서버 세 덩어리로 나뉠 텐데 Claude Code 세션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세션을 닫았다가 이어서 여는 법은 뭔지 — 이런 기초 운용 질문을 다 던졌다. 결론은 단순했다: 프로젝트(디렉토리) 하나에 세션 하나. 덩어리마다 레포를 파고 각자의 세션에서 작업한다.
어디서 막혔나 — 새벽의 원격 개발 셋업
개발 머신은 집에 있는 맥미니, 나는 윈도우 데스크톱 앞. 비밀번호 없이 ssh로 붙는 세팅을 하는데 여기서 연쇄 삽질이 터졌다. 키 등록까지는 됐는데 접속 별칭이 안 먹고, 별칭을 넣으려니 PowerShell 프로필 파일이 없다고 하고, 만들어도 안 되고, 터미널에서는 마우스 스크롤이 화면 대신 입력 히스토리를 넘겼다. 맥미니 앞에 직접 가서 하고 싶지는 않아서 새벽 한 시 반까지 씨름했고, 결국 비밀번호 없는 접속까지는 성공한 채로 마무리했다. 환경 셋업은 AI가 있어도 우당탕탕이다 — 오류 메시지를 붙여넣을 상대가 생겼다는 게 다를 뿐.
첫 세션
새벽 1시 32분, 새 레포에서 첫 세션을 열었다. 첫 프롬프트는 이거였다.
“안녕? 어떤 일부터 해야하지?”
뭘 시킬지도 Claude에게 물은 셈이다. 초기 셋업부터 시작하자는 답을 승인했고, 그날 하루 커밋이 22개 쌓였다 — 프로젝트 뼈대, 소셜 로그인, 공시 대시보드, 수집 스케줄러와 웹푸시, AI 요약 연동까지. 저녁에는 별도 에이전트를 띄워 그날 짠 코드를 리뷰시켰고, 로그인이 유지되지 않는 버그도 같은 날 잡았다.
이게 정상 속도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틀 전에는 아이디어조차 없었다.
배운 점
- 네이밍 토론에는 도메인 선점 확인을 같이 시켜라. 이름 확정 후에 도메인을 찾으면 한 바퀴 헛돈다.
- 모르는 건 그대로 물어봐라. 배포 생태계를 몰라도 질문 → 결제 → 셋업까지 한 흐름에 끝났다. 민망함은 기록에만 남는다.
- 프로젝트(디렉토리) 하나에 세션 하나. 백엔드·프론트를 한 세션에 섞지 않는다.
- 작성과 리뷰는 분리. 첫날부터 코드리뷰는 코드를 짠 세션이 아닌 별도 에이전트에 시켰다. 효과는 더 지켜봐야 안다.